타로 리더 구리 님 (Twitter@CallofGuri)

스프레드 불로불사 이야기

리딩 일자 2021.9.20

캐릭터 하야미 미노리 X 이츠키 슈


<Da Capo>

© 91 님

 미노리는 인간들을 아주 좋아하고 잘 대해주는 요괴입니다. 항상 사람들과 관계를 만들고 싶어 섞여들어가고 인간인 척 하는 것에도 능합니다. 모셔지는 존재였을 것 같아요. 많은 사람들이 그 존재를 믿는 미신의 중심. 아마 이 존재는 요괴지만 신과 가까워서, 사람들이 형상이나 상징을 딴 물건을 가지고 기도를 올리거나 소원을 빌거나 했던 것 같아요. 어느 지역의 토속신?처럼 느껴지네요. 오랫동안 그 믿음이 이어져왔거든요. 하지만 미노리 자체는 돌아다니고 인간들과 인간처럼 교류하고, 고민을 상담해주고, 함께 노는 것을 더 좋아했어요. 우리나라로 따지자면 도깨비 같은 존재군요.

 

 슈는 요괴...는 요괴인데... 강등되었거나, 신분 상승을 노리는 요괴 같아요. 예를 들어 무슨 정령이나 신이었는데 잘못을 저질러서 요괴가 되었다거나 하는 느낌. 그런데 그 이유는 잊어버려서 찝찝한 뒤끝과 죄책감만 남은 채로 거의 목표 없이 오랜 시간을 떠돌아다닌 것 같아요. 아님 아예 움직이지도 않았거나요. 후자라면 막 신당에 봉인된 존재...이런 걸지도 모르겠어요. 예언을 하는 속성이 있는 것 같은데요. 예를 들자면 나라나 마을에 위험이 닥치기 전에 나타나는 재앙의 상징 같은 것이죠. 악신?같은 존재는 아니었어요. 예전에는 나름 붙임성도 있고 교류하는 인간이나 다른 요괴 친구들도 있었을 것 같아요. 지금은 그닥... 그땐 착했는데 지금은 혼자놀고있네... 이런 느낌으로 보일 것 같아요.

 

 미노리와 슈는 원래 알던 사이라고 하네요. 그런데 정말 아무 사이도 아니고, 서로 그냥 어떤 존재인지랑 이름, 능력 정도는 알고 있는 사이. 그러니까 정말 '알던 사이'네요.ㅋㅋㅋ 저녀석이 어느 마을의 미노리군. 쟤가 그 마을의 슈군이구나~ 이런 느낌? 만약 요괴 간에도 비즈니스적 무언가가 있다면 그런 것은 가능했겠죠. 그런데 여기선 미노리가 조금 활달하고 장난스러운 느낌이라? 슈네 마을에 놀러와서 돌아다니는 것을 슈가 잡아낸 적은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그럼 사람들 말고 네가 대신 놀아달라 말하는 등의 일은 있었을지도~

 

 예전에는 둘다 마을이나 신당에서 모셔지는 존재였어요. 그렇다는 이미지도 강하고, 능력도 강했고, 실제로 미노리와 슈는 자신이 그런 역할?을 가지고 있다? 인간들이 자신의 존재를 알고 있다? 이런 존재감을 스스로 알고 있었던 거예요. 그래서 인간들에게 자신이 좋은 이미지로 오래오래 남길 바라고 신경썼던 것 같아요(ㅋㅋ) 착한 요괴들입니다. 미노리는 인간으로 위장할 땐 옷도 신경쓰고 그랬던 것 같구요.

하지만 시대가 변화해가면서 요괴와 같은 민간신앙이나 전설을 믿는 사람들이 많이 사라져갔어요. 미노리와 슈는 그 변화마저 함께 겪은 것 같아요. 서로 옆동네였을지도 모르겠어요. 이제 인간들이 더이상 기도를 하지 않고, 기록이 왜곡되거나 하면서 둘은 당황하고 현실을 어려워하게 됩니다. 모르는 것들이 마을에 자리하고 언어도 많이 바뀌어갔으니까요. 미노리는 유명한 편이었으니 작은 미신으로 남았을지 모르겠지만 크게 활동하지 않고 멈춘 슈는 그렇지 않았겠죠. 점점 잊혀갑니다.

 

 현실을 더 많이 부정하는 쪽은 슈...였겠죠.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인정하게는 됩니다. 슈는 사실 자신이 왜 이런 상태인지도 불명확했는데, 갑자기 다른 목표를 찾을 필요는 없었던 거죠... 소극적인...? 그러니까 과거의 문명에 향수를 느끼고 고집을 피우는 것 같기도 합니다. 슈는 이러한 변화를 거치며 '공포'를 느꼈다고 하거든요. 자신이 알던 세상과 바깥이 달라져간다는 것에 대한 공포. 시대가 무너진다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거예요. 한편 미노리도 이 시대의 변화에 긍정적이진 않습니다. 정확히는 인간들의 마음을 앗아간 새로운 무언가에 대한 질투, 자신보다 그것들이 소중하고 소원을 이루어주냐는 거죠. 사랑받는 것에 익숙한 요괴였으니까요. 물론... 미노리도 인간을 많이 만나본 만큼, 그들의 애정이 다른 곳으로 갔음을 인정합니다.

 

 근데 이번 미노리는 약간 햇살! 태양!! 이런느낌이 커보여서 여우요괴같고 귀여워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슈는 약간 이무기같은건가 생각해버렸구요

 

 두 사람-아니 요괴가 원하는 것은 다르지만 조금 비슷하기도 해요. 그래서 결론적으로는 함께하게 되는 것 같아요.

미노리는... 이 눈앞의 시대를 보며, 인간들에게 다시 믿음을 얻어내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가능한지, 어떤 방법으로 가능한지는 모르겠지만, 평생 순탄하게(?)살아온 삶에 나타난 도전 과제라고 생각해요. 어딘가 신에 가까운 생각이죠. 슈는 사실 그냥 고민 같은 걸 그만두고 쉬고 싶기도 합니다. 자신의 마음을 뒤흔드는 무언가를 발견하지 못 한지 오래였거든요. 옛날이라면 자신을 갖고 만든 작품들을 보는 걸 참 좋아했을 텐데, 이제 그런 것이 나오지도 않겠죠. 봉인된 것이라면 미노리가 그 봉인을 풀어줘야 했을 겁니다. 신분 상승을 노리던 거라면 또 뭔가 찾아야 하는데, 해봐야 소용 있나? 생각했다가, 이제는 해야겠다 싶어지기도 합니다. 인간계를 떠나고 싶다...는 거거든요.

그래서 둘다 마을을 떠나 인간들 사이에 녹아들어 해야 할 일이 생겨버린 전개입니다.

 

 둘은 여행을 함께 떠나게 되는 것 같아요. 일종의 모험이죠. 모르는 것에 대한 궁금함과 이끌림이 있었던 거예요. 미노리는 인간들은 이렇게 고민할 시간도 없다고, 뭔가 해볼 시간이 있는 요괴 팔자가 속 편한 거다. 이런 말을 하면서 슈를 끌고(?) 갑니다. 슈는 다시 뭔가 하거나 이곳을 떠나기 위해 알아볼 것이 많았고요. 다른 요괴들의 소식이나 근황도 모르게 되었기 때문에... 그를 궁금해하기도 합니다. 목적은 조금 다를지 몰라도, 각자의 믿음을 품고 원래 태어났던 곳을 벗어나게 되는 것 같습니다. 현대로 넘어오면서 발을 내딛게 된 페어네요.